자 2번 글의 제목은 "엮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다.

심심치 않게 입시 연구소나, 아니면 그들이 인터뷰한 기사나, 아니면 학생들 입에서나 들을 수 있는 말이

"엮는다."이다.

물론 입사관들도 "엮는다."라는 표현을 잘 하고 있긴 하지만

 

근데 글을 써본이는 알겠지만

혹은 읽어본 이는 알겠지만

 

두 가지 내용을 하나로 엮을 때 중요한 것은

두 가지 내용을 붙인다고 엮이는 게 아니라

애초에 붙을만한 내용을 붙여야 붙어진다. 라는 것.

 

예시를 직접 들어보면 '우리 동아리 학생의 활동 내용이다.'

 

(1) 1번 예시

우리 동아리 학생 한 명은

'통합과학 시간에 단백질의 펩타이드 결합을 배우고, 이에 관심이 생겨서 펩타이드 결합에 대해 더 알아보고자 단백질 구조를 조사해서, AI를 통한 단백질 입체구조의 예측을 알게되어 조사하고, 이를 소개하는 과학 기사문을 작성했다.'

 

이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보이지?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선후 관계는 알 수 없다.

보통 좋은 것은 진짜 인터뷰하다보면 그의 생각을 그대로 들을 수 있어서

얘를 반영해주는 게 제일 좋긴 한데, 그럴 시간이 많진 않으니 글로만 받았다. (글 원문은 아니고 내가 이해한대로 씀.)

 

내가 봤을 때 아쉬운 점은

물론 훌륭한 학생이지만 더 좋았을 수 있었던 점은 무엇이냐면

 

먼저 아미노산 얘기를 해보자.

 

단백질의 펩타이드 결합은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들 끼리의 결합이다.

단백질은 수 없이 많은 아미노산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게 한 줄로 주루룩 연결되어 있다나 뭐라나.

근데 그 아미노산 사이사이에 이루어진 결합이 펩타이드 결합이다.

 

내가 본 글은 이 친구의 이 소감문과,

그가 작성한 기사문이였는데,

그런데 이상한 점은 기사문에는 펩타이드 결합이란 말이 한 글자도 나오지 않는다.

근데 이 친구에게는 그렇게나 크게 조사의 동기가 되었다고 본인이 표현한 것이다.

 

난 아마 아니라고 본다. 아마 생명과학이나 의료 쪽에 더 관심이 많았을 거야.

그래서 거기에 관련된 게 뭔지 열심히 찾아보다가 최신 소식인 단백질 AI 입체구조 예측을 알았을 거고.

본인이 생명과학 시간에의 관심, 학습과 연결시킬려고 저렇게 썼다고 본다.

(그냥 관찰자 입장이라 사실 틀릴 수도 있지만.)

 

근데 만약 내가 생각한 게 진짜라면 그냥 저렇게 쓰는 게 더 낫다고 봐.

굳이 통합과학 학습과 연결시킬려고 하지 말고.

 

통합과학 학습과 연계시킬려면

연결시킬려면

배움을 확장했다고 볼 수 있으려면

배움을 확장했다고 쓴다고 확장한 것이 아니야.

근데 소감문에는 배움을 확장했다고 공공연히 쓴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제발 교사인 나에게 어떤 배움을 어떻게 확장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줘.

그렇게 쓸거라면. 전혀 보이지 않거든. 너의 말만 있을 뿐이지.

 

통합과학의 펩타이드 결합과 연결시키려면 그 구체성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본다.

고등학생 시절의 나를 돌이켜보니 저거에 관해서 실제로 궁금한 부분이 있었거든?

그래서 아마 나라면 요정도로 해보지 않을까 써보겠다.

 

통합과학시간에 단백질 아미노산의 펩타이드 결합에 관해 배웠다.

근데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의 종류는 20종류 정도 된다고 한다.

근데 단백질은 굉장히 여러 구조가 있을 텐데, (왜냐면 인체의 구성이 굉장히 복잡해서 인체 생명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가 필요할 것이 아니겠는가. 장기도 여러가지고, 조직도 여러가지고, 얘네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데도 단백질이 필요하다면, 그리고 세포의 유전정보를 추출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단백질이고 인체 생명활동이 모두 단백질에 의해서 조정된다면, 그 단백질의 종류는 엄청 많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근데 고작 20개 뿐인 아미노산을 어떤 식으로 연결하든지

그 구조만으로는 그렇게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럼 나의 이 지식과 추측 사이에 빈 부분은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20개 뿐인 적은 종류의 아미노산 - 하지만 굉장히 다양한 종류가 있어야만 하는 단백질

 

그 답이 단백질 구조인 것이다.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들은 한 줄로 연결되어 있지만,

이 한 줄의 아미노산에서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아미노산끼리도 상호작용을 하고,

그 상호작용의 결과로 단백질이 기차 모양의 1차적 구조가 아니라

다양한 입체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럼 펩타이드 결합으로 되어 있지 않은 아미노산끼리도 어떤 상호작용을 해야하고,

그 상호작용은 펩타이드 결합인지, 아니면 다른 결합인지, 다른 결합이라면 어떤 힘의 작용을 받는 건지

이런 걸 조사해서 이런 걸 발표해야지.

 

그러면 펩타이드 결합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더 알아보고 싶은 게 맞고.

방금 배운 아미노산의 펩타이드 결합에 관해 의문을 갖고 (어? 이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더 조사하고 그러면서 배움을 확장하는

이래야 된다.

 

그냥 '단백질?' '통합과학에서 뭐했지?' '펩타이드 결합?'

"나는 펩타이드 결합을 공부하다보니..."

이것은 안된다는 것이다.

 

나는 최대한 연결해서 써주고싶은데

연결지점이 안보여.

그래서 안쓰는데 기여코 써달라는 친구들이 많다.

제발 연결점을 만들어와줘.

더 구체적으로, 더 확실하게, 더 배움이 확장된 걸로, 더 깊은 생각을 한걸로,

 

본인이 배운 요소가 먼저 있고, 그거와 비슷하면서 있어 보이는 것을 찾아서 소개하고

둘이 연관성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이걸 배우다보니 든 의문점이 있고, (그 의문점은 교과 내에서 궁금했을 수도 있고, 이걸 배우다보니 현실과 대비하며 궁금한 게 있을 수도 있고)

그 의문점을 해결하려다 보니 배운 지식을 활용하거나

아니면 배운 지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때 배움을 확장하거나.

 

저는 그런 의문점이 없는데요? 싶다면

굳이 연계하려고 하지 않아도 좋다.

의문점 없이 뭔가 알아보는 활동을 했다면

내가 그걸 찾은 이유, 그걸 조사한 이유를 솔직하게 언급하면 된다.

예를들면 최신 과학 소식이 궁금했다든지..

그렇게만 해도 본인의 관심사는 이미 드러난다.

 

활동1에서 노화 현상의 00을

활동2에서 노화 현상을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면

아 얘는 의료 계통과 노화 현상에 관심이 많구나

쯤은 드러나는 법이니까..

다만 이것을 확장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면

실제로 확장이 될 법한 지점에서 확장이라고 표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