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글을 들어가기에 앞서, 고등학교 교육과정보다 더 심화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논리적인 증명이 들어가 있으며, 귀류법을 사용하므로 이러한 증명 방식에 익숙하지 않으면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또 엄청 어려운 얘긴 아니걸랑요. 여러분이라면 충분히 이해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 항등식에서 미정계수법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 방법을 적은 포스트가 아니라

왜 그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방법입니다.


이미 미정계수법을 사용하는 방법을 안다고 가정하고 적는 포스트이므로, 

(비록 간단히 각각의 방법들을 설명하긴 하지만)

그런 방법들에 익숙하지 않다면, 각 방법들을 익히고 나서 이 글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가능한 이유를 몰라도 수학 문제를 푸는 데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순수히 호기심을 해결하실 분만 보셔도 됩니다.


(이럼 글을 누가 읽죠? 홍보는 정말 못합니다!)




미정계수법이란?


고등수학 (상), 즉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 '항등식과 나머지정리'단원을 배우게 되는데요.


이 때 항등식은 등식 중에, 모든 실수를 해로 갖는 등식, 혹은 x의 값에 관계없이 성립하는 등식을 부르는 말입니다.


어떤 수를 대입하든 등식이 성립해야 하므로, '항등식의 해를 찾아라!'와 같은 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고


관점을 바꾸어서 '항등식이려면 계수가 어떻게 되어야 할까?'라는 물음에 답을 하는 경우가 많지요.


다른 말로는 다항식의 계수를 가려놓고, '이 식이 항등식이게 하려면 계수를 어떻게 정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답을 하게 되지요.



예컨대 다음과 같은 문제 말이죠.






이런 문제들에서 우리가 하는 일을 두고

정해지지 않은 계수를 (항등식이라는 조건을 통해) 정한다는 의미에서 미정계수를 정한다고 합니다.


이 때 미정계수를 정하는 방법을 미정계수법이라고 부르지요. (이름은 사실 중요한게 아니지만..)


위 문제를 푸는 방법, 즉 다시 말해 미정계수법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양 쪽 식의 계수를 비교하는 방법 (계수비교법)이고


두 번째는 등식에 몇 가지 숫자를 대입해보는 방법 (수치대입법)입니다. 

(역시 이름은 중요한게 아니지만.. 계속 이렇게 이름으로만 일단 불러보겠습니다.. 짧으니깐요... ㅎㅎ)


 1) 계수비교법으로 풀기.


 계수비교법에 의하면, 다항식이 항등식이라면 양쪽 식의 각 항의 계수가 같아야합니다.


 그러므로 에서, 의 계수인 와 이 같고, 상수항끼리 즉 이여야 겠죠.


 그래서 답은 가 되겠습니다.


 2) 수치대입법으로 풀기.


 다항식이 항등식이 된다는 소리는 위 등식의 에 어떤 수든지 실수이기만 하면 대입했을 때 성립하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몇 개 수를 대입해보겠습니다. 아무 수나 대입해도 됩니다만 일단 정해야 대입을 하긴 하겠죠.


 여러분은 다른 수로 대입해도 되지만 저는 일단 0을 대입해보겠습니다. 편해지거든요.,


 에서 x에 0을 대입한다면 라는 결과를 얻습니다. b의 값을 알게 됐군요. 이제 a 값을 알아야 하죠?


 에서 x에 1을 대입해봅시다. 라는군요. 여기서 양변에 똑같은 값인 b와 2를 각각 빼주면 (아니 면 b에 2를 대입한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을 얻습니다. 1)번 계수비교법으로 푼것과 어떤가요? 똑같군요. 답은 을 얻습니다.






문제제기



이미 알고 있는 방법으로 잘 푼 것 같은데 뭐가 더 필요한가요?



 수치대입법에서의 의문점

 
 수치대입법부터 봅시다.

 여러분은 명제와 집합 단원을 배운 학생들인가요? 저도 조금씩 커가다보니까 각 년도별로 교육과정이 어떤지를 점점 잊습니다. 허허

 우선 안다고 치고 글을 쓰고, 후에 알아본뒤에 모르신다면 적절한 예제를 넣어서 명제를 쉽게 이해하게끔 글을 더 늘려보겠습니다.


 우선은 바로 항등식 얘기로 넘어가자면요.


 2)번을 푼 과정을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가 주어진 등식이 항등식이 되게 하는 a와 b라고 하는 모르는 계수를 구할때

 0과 1이라는 두 숫자만을 대입했었습니다. (밑에 예제에서는 0과 1 대신 2와 3을 대입하긴 했지만 아무튼 두 개를 대입했습니다.)

 두 숫자를 대입했을 때 각각의 결과를 보자면

 0을 대입했을 때 1을 대입했을 때 라는 식을 얻습니다. 이 두 식이 의미하는 바는 뭔가요?

 라는 원래의 식이 일 때 성립하려면 여야 하고,
 (이 경우에는 일때 성립한다면 이다. 라고 해석해도 상관 없습니다.)

 라는 식이 일 때 성립하려면 이여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이 경우에도 일때 성립한다면 이다. 라고 해석해도 상관 없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와 의 연립방정식을 풀어서 나온 결과물인, 그러면서 우리가 맨처음 구한 답인 는 라는 원래의 식이 일 때 성립하고 일때 성립하는 것만 보장한다는 소리입니다.



 또 다시 말하자면,


 가 항등식이려면 인 경우 뿐만 아니라 x가 다른 값일 때에도 가 성립한다고 보장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풀이 과정으로는 인 경우에 가 성립한다는 사실만 알 뿐 나머지 수를 대입했을때도 성립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나머지 수를 대입했을 때도 와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더 쉽게 말하자면

 

 항등식이려면 모든 수를 대입했을 때도 성립하는지 봐야 하는데, 우리는 고작 두 개만 대입해놓고 답을 얻었다고 좋아했습니다.


좀 이상하긴 한데,, 결국 0과1 말고 2와 3을 대입했을 때도 가 나오지 않았나요?

 다른 수를 대입했을 때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겠죠.


 왠지 그럴것 같으니까 넘어가자는 말씀이군요. 이렇게 말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우리의 감각을 믿자는 거니까요.


 그렇지만 쉽게 납득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납득이 되지 않는 사람을 위해 이 글을 씁니다. 두 개만 대입해도 되는지, 벌을 받진 않을지 아래에서 같이 확인해봅시다.


 수치대입법에서 발생하는 의문은 짚은 것 같으니 이제 다음 계수대입법으로 넘어가봅시다.





 계수비교법에서 드는 의문은


 처음의 명제입니다.,


 왜, "다항식이 항등식이라면 양쪽 식의 각 항의 계수가 같아야할까요?"


 대개의 교과서에서는 이를 다항식의 차수가 2차일때까지는 이를 증명을 해 줍니다. 다음과 같이 말이죠.


 

 교과서 증명


이 항등식이라는 소리는 이 식에 아무 수나 대입해도 성립해야 한다는 소리이므로 우리는 x에 아무 수나 대입해보겠습니다. (이렇게 대입하는건 수치대입법이었죠? 계수비교법의 타당성을 증명할때는 수치대입법이 쓰입니다.)


 을 대입하면 을 얻습니다.

 을 대입하면 을 얻는데, 이 때 이라고 했으므로 이기도 해야할 것입니다.


 그럼 결론으로 을 얻었네요.


 요약하자면, 꼴의 식이 항등식이려면 일차항의 계수와 상수항이 각각 0이여야 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이게 양쪽 식의 계수가 같은 것과 무슨 상관이죠?


 우변이 0이여서 별 감흥이 없었나요? 이번엔 둘다 일차 모양의 식이라고 해봅시다.

 

 이 항등식이라면?

 

 등식의 성질에서, 이항을 해도 식의 해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우변의 식을 좌변으로 모두 몰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항해도 계속해서 항등식이여야 합니다.)


 이항해봅시다.


 이고 차수별로 괄호로 묶어서 표시하면


 이 되고, 얘도 마찬가지로 항등식이여야 합니다.


 모양만 봅시다. 좌변은 일차식, 우변은 0의 모양이죠? 그럼 위에서 했던 모양()과 똑같습니다.


 이런 꼴의 식이 항등식이라면 각 항의 계수가 0이 되어야 한다고 위에서 확인했습니다.


 그럼 이여야 겠네요. 이걸 다시 정리하면 가 됩니다.



 정리해보자면

 '꼴의 식이 항등식이라면 계수가 0이 된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다면

 '일차식=일차식 꼴의 식이 항등식이라면 양쪽의 계수가 서로 같다'는 것도 자동으로 확인이 됩니다.



 이차식의 경우는 어떨까요? 이 때도 비슷합니다. 


 꼴이 항등식일 때 각 항의 계수가 어떻게 되는지 봅시다.


 을 대입하면 또 을 얻습니다.

 을 대입하면 을 얻습니다. (c는 생략했습니다.)

 을 대입하면 이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c의 값을 알았으니 a와 b만 알면 되지요? 식과 식을 연립해서 풀어보면


 양변을 각각 더해보면 이고 따라서 이 됩니다.


 양변을 각각 빼보면 이고 따라서 이 됩니다.


 결과들을 모아볼까요? 이라는 결과를 얻습니다.

 

 미정계수의 갯수가 늘기는 했지만 결국 계수들이 다 0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럼 


 모양이 항등식일 땐 어떨까요?


 아까와 같이 이항해서 꼴로 만들면 이것이 항등식이여야 하므로 서로서로 같아야 된다는 사실을 또 알 수 있습니다.


 계수비교법에서의 의문점


 여기까지가 교과서 증명 끝입니다. 이를 통해 일차식꼴, 이차식꼴의 식이 항등식이라면 서로 계수가 같게 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각 증명 과정에서 사용했던 방법이 수치대입법임을 눈치채셨나요? (사실 제가 말하긴 했습니다.)


 수치대입법에서는 의문점이 하나 있었죠? 




 계수비교법의 의문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데요.


 의문점이라기보단 궁금증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우리는 연립방정식을 배웠기 때문에, 모르는 미지수 개수만큼의 식으로 이루어진 연립방정식을 풀 때 각각의 값을 구할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좀 더 부연설명하자면


 우리가 꼴의 식이 항등식이라고 했을 때 미정계수가 2개이므로 각각의 값을 구하기 위해 두 개의 식이 필요했고, 그래서 두 개의 숫자를 대입했었습니다. 그렇게 얻은 식들을 연립해서 이라는 결과를 얻었죠.


 꼴에서는 미정계수가 3개이므로 세 개의 숫자를 대입해서 세 개의 식을 만들었고, 이를 연립해서 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럼 차수가 더 늘어난다면 어떨까요?


 와 같은 식은 모르는 계수가 몇개인가요?


 11개입니다.


 그럼 11개의 식이 있어야 11개의 값을 알 것 같습니다.


 그럼 11번 대입해보죠.


 을 대입하면 이고,

 를 대입하면 이 됩니다.


 ???


 더 이상 대입하기도 싫어지네요..


 아무튼 


와 같은

 식을 맞닥뜨렸을때도  11개의 식을 만들어서 연립하면 결국 계수가 0이 된다는 것이 보장될 수 있을까요?

 

 차수가 늘어나서 항이 늘어나고 미정계수의 개수가 늘어나도 결국 모든 계수가 0이 되어야 할까요?


 보장된다면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을까요?


 




 자 이렇게 이번 포스팅에서 미정계수법 중 수치대입법과 계수비교법을 적용할 때에

 각각 어떤 의문점이 발생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는데요.


 글이 길어지는 것 같아 다음 포스팅으로 연결해서 나타났던 의문점을 해결하는 과정을 풀어가 보겠습니다.

 이해가 안된다면 다시 글을 차근차근 읽어보시고, 그래도 안된다면 댓글로 질문주시기 바랍니다.

 혹은 글의 내용에서 저와는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댓글 환영합니다.


 그럼 준비가 된 여러분들은 다음 포스트로 넘어오세요!


 다음 포스트로 가기 링크:

항등식에서 미정계수법이 가능한 이유 - 수치대입법, 계수비교법 - 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