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항등식에서 미정계수법이 가능한 이유 - 수치대입법, 계수비교법 - 문제제기

에서 이어진 글입니다.





'~~~~의 식이 항등식일 때, 상수 a,b,c를 구하여라.'와 같은 문제를 푸는 방법을 미정계수법이라고 하고,

그 방법은 이전 포스트에서도 조금 설명했지만, 사실 설명하지 않아도 여러분이 오히려 더 잘 아리라 믿습니다.


전 포스트에서는 두 가지 방법들을 적용해서 문제를 푸는 방법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식으로 하면 문제를 풀 수 있는지 그 정당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미정계수법 중 수치대입법과 계수비교법이 각각 석연치 않은 의문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었죠.

지난 시간 포스트를 보지 않았거나 기억이 나지 않으시는 분들은 위 링크를 클릭해서 다시 보시고 오시기 바랍니다.


그걸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항등식은 모든 수를 대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수치대입법에서는 모든 수를 대입하지 않고도 몇 개의 수만 대입해놓고 이것이 (항등식이 되는) 올바른 답이라고 주장했었고,


계수비교법에서는 '항등식이라면 양 변의 계수가 같다'라는 명제가 과연 차수가 높아져서 (항이 많아져서) 미정계수의 갯수가 늘어날 때도 여전히 성립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죠.

(실은 차수가 높아져도 여전히 계수가 0이 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죠)

(실은 계수비교법을 교과서에서 증명할때에 수치대입법을 사용했으므로 수치대입법에서의 의문점이 계수비교법에서도 여전히 유효했었죠.)


그럼 아래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어떻게 두 방법들이 정당성을 가지는 걸 확인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봅시다.






(시작은 인수정리부터) 인수정리로 다항방정식의 해의 최대 갯수를 알 수 있다!




다항식의 해의 최대 갯수라니 말이 너무 길어서 벌써부터 어렵군요.


하지만 여러분들 중에는 이미 비슷한 얘기를 들어보신 분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1차방정식은 해가 한 개고,


2차방정식은 해가 두 개고


3차방정식은 해가 세 개고 ...'


들어보신분들 있죠? 물론 실근(실수인 해)의 개수는 더 적을 수 있지만 허수인 근까지 포함한다면 해의 개수가 차수와 똑같아지게 된답니다.


실제로도 이 이야기와 같이 다항식으로 만든 방정식, 즉 다항방정식의 해의 갯수는 그 다항식의 차수와 같답니다.



이를 증명하기는 고등학생 수준에서는 어려운일인데, 그 대신 항등식 단원에서 배우는 인수정리를 이용하여


'1차방정식은 해가 최대 한 개고,


2차방정식은 해가 최대 두 개고,


3차방정식은 해가 최대 세 개고 ...' 까지는 증명할 수 있답니다.




위와 비교해서 뭐가 달라졌는지 보이시나요?


위의 말에 따르면 3차방정식의 해는 반드시 (중근이 없다면) 세 개여야 하지만,


아래의 말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3차방정식의 해는 0개일 수도, 1개일 수도, 2개일 수도, 3개일 수도 있으나 3개를 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따옴표로 된 두 주장 중 아래의 주장이 좀 더 디테일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아무튼, 우리가 인수정리를 통해 증명하고 싶은 아래의 명제를


일반화해서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


다항방정식의 차수가 n이면 그 방정식의 해의 갯수는 최대 n개이다.


n에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자연수들이 다 들어갈 수 있으니 하나씩 넣어서 생각해보면 되겠지요?


그럼 무슨말인지 알았으니 인수정리를 통해 이를 확인해보도록 해봅시다.



n은 어려우니 3차방정식의 경우를 따져볼까요? 그럼 n에 3을 넣으면 위 문장은 이렇게 바뀌겠지요.



3차방정식의 해의 갯수는 최대 3개이다.

(=다항방정식의 차수가 3이면 그 방정식의 해의 갯수는 최대 n개이다.)



증명 ) 


을 하기 앞서 '3차방정식의 해의 갯수는 최대 3개이다.'라는 문장을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3차방정식에 대입해서 0이되는 숫자가 최대 3개라는 소리를 말하고 싶으므로 이 문장에


'3차방정식의 (서로 다른) 해의 갯수는 최대 3개이다.'


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위 문장을 좀더 증명하기 편한 꼴로 바꾸기위해 다음과 같이 바꿔봅시다.


'3차방정식의 (서로 다른) 해의 갯수가 4개 이상이라면 그건 말도 안된다.'라는 문장을 보면


표현은 다르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는 완전히 같지요? 


그래서 두 문장 중 밑의 문장을 증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진짜 말이 안되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3차방정식의 해의 갯수가 4개 이상이라고 가정해봅시다.


그 중에서도 더 편하게 생각하기 위해서 딱 4개라고 가정해볼까요?


그 친구들의 이름을 편의상 라고 합시다.


그리고 네 개중에 같은 숫자는 하나도 없다고 해야겠지요? 그렇다고 합시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3차방정식도 이름이 있어야겠군요! 계수들을 a,b,c,d로 나타내서 식을 써줄수도 있겠지만 계수가 중요한 건 아니니 그냥 쉽게 라고 해버립시다.


이렇게 이름지으면, 이 의 해가 되는 것이고


방정식의 해가 뭘 뜻하는 지를 생각해본다면 에 를 각각 대입했을 때의 값이 0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사실 이런 걸 두고 방정식의 해라고 하지요.) 


그럼 


가 성립할 것입니다.


이 때 인수정리를 활용해봅시다.


  인수정리 :


다항식  에 대하여, 이라면 는 로 나누어 떨어진다.



위와 같은 인수정리에 의하여 는 


으로 나누어 떨어져야 합니다. 그럼 는 어떤 모양으로 인수분해될 수 있을까요?



와 같은 모양으로 인수분해 될 거에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는 그때부턴 3차방정식이라고 말할 수 없겠지요?


인수분해해서 1차식꼴이 네개나 붙는다면, 그건 적어도 4차식일테니까요.


그럼 결국 다항방정식이 서로 다른 해가 4개라면, 그 방정식은 적어도 4차 이상이다.


라는걸 밝힌 셈이니 3차일리는 절대 없겠군요.



이로써 증명은 끝입니다.


아직 1차,2차,4차,5차,6차,7차,... 등등에 대해서는 증명하지 않았지만

위와 똑같은 방법으로 모두 증명이 가능하니까 생략해도 되겠지요.


증명끝!)



이렇게 증명이 끝났습니다!

항등식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웬 방정식 얘기를 하고 있냐고 궁금해하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위의 증명이 우리의 의문점을 어떻게 시원하게 풀어주는지 밑에서 함께 알아봅시다.






차수보다 많이 대입하면 계수가 0이 된다!



다시 의문점 두 가지를 되새겨본다면,


계수비교법은 차수가 늘어나도 숫자들을 대입해서 나오는 연립방정식을 풀면 여전히 계수가 0이겠는가..

그래서 양변의 계수가 서로 같아야함을 확인할 수 있겠는가..


수치대입법에서는 항등식이라면 모든 수를 대입할 수 있어야 하는데

몇 개 수만 대입해놓고 계수들의 값을 정해도 되는가?

(혹여나 이전에 대입했던 것과 다른 수들을 대입한다면 답이 달라지진 않을까?)


하는 물음들이었죠.


일단 계수비교법부터 시작해봅시다.



방금 위에서 방정식에 관해서 증명한 내용은,


(다항식) = 0 꼴의 식은 

그 다항식의 차수만큼만의 해를 가질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는 차수가 변해도 여전히 유지되는 성질이죠.


(3차다항식)=0 꼴의 식은 해를 최대 3개

(4차다항식)=0 꼴의 식은 해를 최대 4개

(5차다항식)=0 꼴의 식은 해를 최대 5개

.

.

.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차수의 (다항식)=0 꼴의 식은 해를 최대 (그 다항식의 차수)개만큼 가질 수 있겠죠.



그 중에 하나 골라잡아 생각해봅시다. 5차 다항식으로 가볼까요?


5차 다항식은 계수에 이름을 아무렇게나 붙여서 나타내면 다음과 같을 것이고


보시는 것처럼 계수의 개수는 6개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a부터 f까지 쓰면 눈이 아프니 조금 바꿔서 이렇게 써보겠습니다.

어차피 이름을 붙이는 건 우리 맘대로니까요.



자 아무튼 이렇게 6개의 계수로 이루어진 5차다항식꼴을 표현해보았습니다.


우리가 인수정리를 통해 알았듯이, 이 5차다항식=0 꼴의 해는 최대 다섯개여야 합니다.

이 때 반대로 생각해서, 이런 꼴의 식이 해가 다섯개가 넘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된다면 반대로 위 식의 모양이 5차다항식이 아니어야겠지요.


이 논리는 이와 흡사합니다.


철수는 남자다.

이 때,

어떤 사람이 남자가 아니라면? 그 사람은 철수일 수 없다.


5차다항식은 해가 최대 다섯개다.

이 때,

위 등식의 해가 다섯개가 넘는다면? 이 식은 5차다항식일 수 없다.



비교가 되시나요?



아무튼 저무튼,


식의 해가 다섯개가 넘는다면 (그럴일이 있을 수 있는지부터 잘 안믿기지만...)


그럼


식의 해가 다섯개가 넘는다는 말이 뻥이든

이 식이 5차다항식이라는 사실이 뻥이든


둘 중 하나가 될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계수비교법을 증명할 때 대입하는 일이 바로 이 경우입니다.


전 포스트에서, 일차식  꼴의 항등식을 증명할 때 두 개를 대입했었고,

이차식  꼴의 항등식을 증명할 때 의 세 개를 대입했었던 기억이 나시나요?


계수의 갯수는 차수보다 1크므로, 우리가 연립해서 계수의 값을 구하려면

차수보다 하나 더 많은 x값들을 대입해야 합니다.

그렇게 대입한 꼴이 0이 되는 계수들을 구해야 하지요.


아래 그림처럼 말이죠.


(그림 1) - 기억이 안난다면 기억하라..



그런데 이때 대입한 x값들은 그 식의 해가 됩니다.

다시 말해,

꼴에서 을 대입해서 을 얻었다는 소리는 

의 해가 이 되려면 이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해가 되려면 이어야 한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결국, 일차식 꼴의


에 을 대입해서 계수를 구한다는 건,

이 해가 되는 계수를 구한다는 소리와 같습니다.




즉, 이 5차다항식=0 꼴의 경우도 


계수가 궁금하다면 6개의 x값을 대입해봐야 할 것입니다.


각각 이라고 해보죠.

그럼 최종적으로

(식 모양에 쫄지 마세요~! 대입만 했을 뿐입니다. 특히, 우리는 연립방정식을 직접 풀진 않을 거랍니다.)

위 대입한 식들을 각각 만족하는 계수들을 구하는 셈이고, 이는 각각의  들이 
식의 해가 된다는 소리와 같습니다.


그럼 저 계수들을 연립해서 풀어내야 한다는 건,
5차방정식의 해가 6개가 되게 하는 계수들을 찾아야한다는 소리와 같고,

이런 경우는 말도 안됩니다.


그럼 어떻게 되어야 하느냐, 결국 위 등식의 좌변이 5차다항식이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아니 

요렇게 생겼는데 어떻게 좌변의 다항식이 5차가 아닐 수가 있죠?


사실 있습니다. 이기만 하면 사실 5차가 아니게 됩니다. 그때부턴 최대 4차다항식이죠.

그런데 4차도 되면 안됩니다. 그래도 해가 6개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어야 합니다.

3차도 안되겠죠? 



그래서 결국  꼴에서


해가 6개 이상이기 위해서는

이어야 합니다.


결국 좌변이 다항식이 된다면, 그게 해를 6개를 가질 수 있을리가 없으므로

좌변이 다항식이 아니어야 하고,


이미 다항식 모양인데 다항식이 우째 아닐 수 있겠는가? 하면

그 계수가 다 0이면 된다.

라고 대답해주면 되겠습니다.




5차가 아닐 때는요?

똑같이 하면 되겠죠?


그래서 결국 다항식=0에서는 차수까지만큼만의 해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그보다 많은(계수 개수 만큼의) 숫자를 대입해서 계수를 구하고자 한다면

그 계수들은 모두 0일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뭔가 이해가 안되는데요? 연립방정식은 안풀어보나요?

이런 사실들은 연립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죠.

부연설명을 하자면,


에서

자리에 어떤 수들이 들어오든 


예를 들면..


요렇게 계수들이 모조리 0이 아닌 경우라면

무조건 해가 최대 5개여야 하고,


반대로 해가 5개가 넘는다면 위의 모양같이 (멀쩡한) 5차식들 중에는 그런 경우가 절대 없을 것이고

결국에 계수들이 0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겠습니다.



그럼 이를 통해서


5차다항식=0 꼴에서는 x값을 6개만 대입하면 계수가 0이 됨을 보일 수 있고,

6차다항식=0 꼴에서는 x값을 7개만 대입하면 계수가 0이 됨을 보일 수 있고,


그러하므로


5차다항식=0 꼴이 항등식이라면, x를 6개 대입할 수 있을 것이고, 그 때는 계수가 0이 되므로,

결국에 5차식=5차식 꼴이 항등식인 경우에도 (앞선 포스트 방법과 똑같이 해서) 좌변과 우변의 계수가 서로 똑같아야 한다는 계수비교법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지요.


6차때는? 똑같이

2차도? 똑같이

7차도? 똑같이


그래서 결국 다항식 모양의 항등식은 그 차수가 얼마이든 상관없이 결국 좌우변의 계수가 똑같아야 한다!

라고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수치대입법은 의문점 해결 안하시나요?

계수비교법을 확인하기 위해 위의 얘기들을 했지만

사실 그 방법 자체는 수치대입법이었으므로 이미 얘기를 다한 셈이나 다름없습니다!


본질은 같아요. 다항식 꼴의 항등식에는 x값을 무엇이든 상관없이 계수 개수만큼만 대입하면

무조건 계수들이 양변이 같아지게 되므로 (한쪽으로 몰았을 때 0이 되도록)

우리가 우려했었던, 왜 적은 수를 대입해놓고 좋아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되는 것이죠.


그렇지만 아직 긴가민가한 여러분들을 위해 조금 더 설명해보죠.





이 문제를 다시 풀어봅시다.



그런데 위 식을 이항해서 꼴로 바꿔봅시다.

여기에 x값을 두 개 대입할 경우(처음에 했던 것처럼 을 대입했다 쳐봅시다, 

이 경우 자동으로 

이라는 결과가 나오게 돼있고 (아니라면 1차식이 해가 2개가 되니까요)


이 때 나온 결과 를 다시 식에 넣는다면

 의 식이 됩니다.


이 때 꼴에는 아무 수나 대입해도 항상 성립하므로 이 때는 항등식임을 알 수 있겠지요.


그럼 처음에는 을 대입해서 성립하게 하는 계수가 라는 사실을 아는 것에 불과했지만

사실은 그런 값들은 모양을 만들게 되는 값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 때에는 다른 수들을 전부 넣어도 항상 성립하므로 항등식임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거랍니다.








자, 이렇게 모든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계수 개수만큼, 차수를 초과하게끔 해를 갖는다는 조건을 준다면

다른 말로


차수를 초과하게끔만 대입한다면


그렇게 되는 경우는 계수들이 몽땅 0인 경우밖에 없다.


이들을 통해서 계수비교법과 수치대입법을 모두 설명 가능하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이런 증명들은 사실 직접적으로 어떤 사실들을 보여주기보다는

결론을 부정하면 어떻게 되는지 파악하는 귀류법들이 쓰였습니다.


그래서 아니 이게 증명한거 맞아? 확인한거 맞아? 이런 의문이 드실 수도 있겠는데요.

애초에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도 어려운 수준이기도 했구요.


ㅠㅠ 그래도 많은 분들이 이해하셨으면 좋으련만!

질문 있으면 댓글이나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꼭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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