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수학 인강 연재가 9년째라면 베테랑으로 취급받아도 되나요? ㅎㅎ\

물론 실제 연재 시간만 따지면 택도 없겠으나.. 헣헣


중학교 2학년인가 3학년때인가요, 소위 말하는 '몰컴'이란걸 하기 위해서 블로그에 공부글 남기는 척하던 것이 벌써 9년째에 접어들었네요.


물론 시작 의도는 불순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거기에 임하는 태도만큼은 진지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옛날부터 학원에 다니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왔었는데,

그러다 보면 분명히 나는 잘 모르겠는게 많은데, 

무심해보이는 선생님들이나 나만큼이나 아는 게 별로 없는 친구들한테는 뭔가 물어보기가 어려웠었어요. 

물어봐도 대답을 받았을지 아직도 잘 모르겠긴 하네요.


그래서 나름, 어리지만 생각하는 고통 받으면서 얼추 이해했다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이 여러분들에게도 똑같이 고통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리 친구들한테 내가 아는 많은 경험들을 나누자라는 의도로 시작된게 이봇의 중학수학강의랍니다.


이 책이 중학교 수학 강의를 연재하겠다는 마음에 불을 붙여준 책이랍니다.


아 마침, 그 시절에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라고,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최무영 교수님의 책도 읽게 되었었는데,

최무영 선생님께서 물리학에 대한 내용을 신문에 연재하시던 것을 묶어서 풀어낸 책이라고 하더라구요.

몇번 어깨 넘어 본 물리책은 되게 어려웠었는데, 단순한 교과서가 아니라 사람 말로 된 연재글을 읽다보니 술술 읽히기도 하고 참 쉽게 느껴지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글로 된 인터넷 수학강의라는 플랫폼을 거기서 빌려오게 되었고

'~~하지요.'와 같은 말투도 사실 그 분한테서 배워온거랍니다. 껄껄껄


고등수학도 연재하고 싶었으나 

당시 중고등학생이던 제 능력으로는 더 배경지식이 많아져야 고등수학에 대해 자신있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더 많이 아는 중학교 수학부터 글을 남겨보자! 라고 시작했었지요.



매번 글을 쓰는데 짧게는 3시간, 

길게는 어떤 식으로 어떤 내용들을 담아서 글을 쓸지 고민하느라 며칠이 걸려서 강의 하나를 연재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이렇게 쓴다고 해서 누가 진짜 도움을 받아갈까'라는 고민이 들었었는데


초창기 정말 아무도 안 볼 것 같던 시절에도

결국에는 편하게 읽히고 잘 배워간다는 댓글들을 보면서 가슴 뭉클하고 보람을 느꼈던 생각들이 나네요.


뭉클..



요새는 그런 고민은 덜하지만

오히려 나이를 먹어가면서

수학을 더 배워가면서 더 고민스러운 것은


굳이 내가 이렇게 구구절절히 적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랍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오히려 간결한 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학자들, 다른 수학 선생님들 틈바구니에서


어찌보면 장황하게,

굳이 알려줄 필요 없는 것까지,

이런 저런 잡다한 배경지식까지 끌어모으면서 가르쳐야 하나?


(좀 더 수학적으로는)

기호가 들어간 수식 한 줄이면 설명 되는 것을,

말로, 예시로 구구절절히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


오히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로 수학 교수님들처럼 수학을 열심히 공부하시는 분들인데,

'좋은 책은 당신을 위해 생각하는 책이 아니라, 당신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라면서

오히려 많은 것들을 알려주려고 하시는걸 꺼려하시기도 하죠.


어쩌면 어떤 수학 교수님들 눈엔 제가 학생의 생각의 기회를 박탈시키는 수학 선생님으로 보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ㅋㅋㅋㅋ 이런 생각만 보면 제가 굉장히 다른 길로 돌아가는 수학 선생님같지 않나요?

고등학생의 나, 중학생의 나, 혹은 갓 스무살이 되었을 때의 나한테 이런 질문들을 던지면

그 때는 어린 패기로 욕설까지 섞어가며 '아니 니네가 그렇게 해왔으니까 수포자가 이렇게 많은거 아니야.'라고 주장했었을텐데요.


아직도 사실 그런 소신은 계속 지켜오고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못하는건, 수학 자체가 어렵기도 해서지만,

오히려 그래서 수학을 가르칠 땐 더 많은 것을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어야 하는데

간결함과 멋짐만 따지다보니 멋져보이는 결과물들만 제시하는 수학 교육 풍토에도 그 이유가 있다는 거에요.



너무 자세한 가르침이 오히려 학생의 생각 기회를 몰아낼 수 있다고 비난하기에는,

지금 현재 가르치는 방식은 

그런 비난을 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적은 내용을, 폐쇄적인 방식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많은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나머지 정리를 배우면서 어려움을 겪는데,

이 또한 몫과 나머지에 대해서 더 잘 말해줄 수 있었는데 그런 정보를 제공받을 기회가 없어서지요.

지금 가르치는 방식은 어쩌면 

징검다리를 놔주면 학생들이 스스로도 얼마든지 강을 건널 수 있는 것을

모른척 외면하면서

'내가 징검다리를 놔주면 너희의 기회를 박탈하는거야.'라고 중얼거리고 있는 환경과 흡사할지도 몰라요.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긴다는건, 결국 그만큼 안 알려준다는 소리 아니겠어요?

그렇다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해줄리도 만무하구요.

더욱이, 스스로 해야 하는 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지,

그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속에서 필요할 기초적인 내용들은 오히려 많이 제공해야

학생들이 갖고 있는 무기가 많아져서 더욱 스스로 생각을 잘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스스로 생각해라!

고만 이야기한다면

지금처럼 제한된 정보 안에서 혼자 뭔가 알아낸 학생들만 공부에 성공하게 될 것이고,

그럼 나머지는요?


제가 지켜본 결과 나머지 학생은 사실 스스로 뭘 모르는지도 잘 몰라요.

뭘 모르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무엇을 공부해보려고 시도해보겠어요?

열심히 교과서 본문을 읽고(읽기도 어렵지만) 적용해봤자 그 괴리가 너무 큰데 말이죠.


결국 이 스스로 학습법은 '(굉장히 간결하게 꼭 필요한 만큼만 가르치는) 현행 수학 교육 방식에서는'

일부의 성공한 인재는 낳을지 몰라도 나머지 다수는 버려질 수밖에 없는 교육방식이란 겁니다.

그래서 결국 '가능성'을 보는 교육방법이고, 저는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공부하는 모든 사람이 최소한의 이해는 되도록 최대한의 내용을 제공해주는 것.

그것이 올바른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특히나 이 수학같이 어려운,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는 과목에서는

그런 내용들을 풀어서 설명해줄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도 예시로 들려고 했는데 그것마저 들면 너무 길어지겠군요. 헣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래요!

그래서 결론은 계속 이렇게 길게 쓸거라구요!


물론 이렇게 당차게 말했지만 아직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랍니다.

제 스스로 피드백이나 여러분들의 피드백이 많이 필요해요. 댓글들 부탁합니다.

그러다보니 연재하는데 더 오래걸리기두 하구요.

그래도 일단을 써볼랍니다. 화이팅해봅시다.


이봇의 중학수학강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