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방명록에 올라온 질문에 대한 답 형식으로 작성되다가

중간에 포스팅으로 옮겨진 글입니다.

아쉽게도 질문 내용이 비밀 질문이라 공개해드리기는 조금 그렇지만

대충 '정의, 정리, 성질, 법칙, 공식' 간의 차이점을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답댓글로 답변 달려고 했는데,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따로 포스팅으로 올립니다.



정의, 정리, 성질, 법칙 등등 수학에서 제시되는 용어들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해요.


저도 예전에 이런 단어[여기 제시된 단어들은 아니었어요]의 뜻을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역시 교과서를 살펴보니 그에 대한 설명이 없더라구요. 없는 이유를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이 사실 미묘한 차이이고, 이름 붙이기 나름인지라 햇갈릴 위험이 있어서 굳이 명확히 제시해놓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가 사전을 찾아보며 나름대로 여태 쌓아왔던 지식들을 토대로 용어에 대한 정리를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내용들에 대해서 정확히 쓰여있는 바를 얻지 못해서, 혹여나 틀린 부분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그렇다면 알고 계시는 분은 이 글의 댓글을 통해서 지적해 주신다면, 바로바로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가장 먼저 알아보아야 할 용어는 공리이고

이 공리들을 토대로 증명해나가는 수학에 대하여 이야기해야겠지만

그것들은 생략하고 다른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중학수학강의니까요.

추후에 공리들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가 올 것입니다.






수학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견이 많은데, 제 생각 역시 자연에서 수개념을 적용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 인간이 그것을 정의하고, 그를 통해 연산하면서 여러 가지로 발전 시켜 나간것이 수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도형을 다루는 기하학은 약간 다르지만, 그것 역시 사실은 길이나 넓이를 다루고, 또 좌표평면 위에서는 대수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요.



아무튼 처음 시작은 정의입니다.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수 개념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 논의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기 위하여 정의가 필요합니다. 쉽게 말하면 이제부터 이런건 이러이러하다고 하자. 라고 하는게 정의죠.


즉, 삼각형의 정의 : "세 개의 선분으로 둘러싸인 평면 도형"

덧셈의 정의 : "는 사전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모두들 이미 더하기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 이미 알고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정의를 통해서 다뤄야 할 대상을 명확히 했다면,

그것들을 가지고 연산, 증명 등등의 수학적 행위들을 하게 되는데

이 연산을 그냥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으로 할 수도,

혹은 실제생활에서 응용하기 위해 할수도 있는데 이건 넘어가기로 하죠.


그럼 성질, 공식, 정리, 법칙은 뭐냐.


'성질' 이란 것은,

말 그대로 그 정의된 대상의 성질을 이야기합니다.

'성질'은 사람이 '정의'한 것은 아니고,

사람이 어떤 대상에 '정의'를 통해 이름 붙인 그 순간,

그 대상 자체에 이미 내재된 어떤 것들이 바로 성질이죠.


성질은 국어사전에서 [수] 라는 항목으로 따로 정의되어 있지는 않네요. 일반 국어에서 사용하는 사전적 정의를 첨부합니다.


성질 : "사물이나 현상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


즉, 우리가 '정의'를 통해서 어떤 대상을 만들어내건 혹은 발견했다면 그 자체에 부여된 특성을 성질이라고 하지요.


예를 들면 삼각형 내각의 합은 항상 180도 라던지,

원과 접선은 항상 수직한다던지,

고2과정에서는 제곱근의 성질을 배우는데, 같은 제곱근끼리의 곱은 루트 안에 그 수들의 곱을 쓴것과 같다든가, n차 제곱근을 m번 제곱하면 n루트a^m 이 된다. 뭐 이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모르신다면 모르셔도 되구요.


그러니까 결국엔, 그 대상 자체가 갖고 있는 어떤 특성을 성질이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제곱근의 성질, 평행사변형의 성질, 원의 성질, 로그의 성질 등등

특징을 살펴보면 '어떤 대상'의 성질이라고 나타낸다는 뜻입니다. 그 대상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성질이라고 하지요.


'정리'라고 하는 것은 이와 비슷할 수도, 약간 다를 수도 있는데 그것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 : <논리>이미 진리라고 증명된 일반 명제


즉, 어떤 명제(참인지 거짓인지 구분할 수 있는 문장)에 대해서

그것이 참이라고 이미 알려져 있는 명제들은 정리라고 한답니다.


가장 흔히 알고 있는 것이 피타고라스의 정리겠지요.

"직각삼각형의 빗변의 길이의 제곱은 다른 두 변의 길이의 제곱의 합과 같다."


는 참인지, 거짓인지 알아볼 수 있는 말이기 때문에 명제이며,

이것은 이미 피타고라스가 증명했고, 다른 방법으로도 여러가지로 증명할 수 있으므로 '정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렇게만 본다면 우리가 평행사변형의 성질이라고 배우는 즉,

'평행사변형의 두 대각선은 서로를 이등분한다.'라는 것도

역시 명제라고 할 수 있고, 이것은 항상 참임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도 정리라고 이름붙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정리랑 성질은 큰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원'에 대해서 항상 참인 명제가 있다면

그것은 '원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래서 그것을 원의 성질이라고 말할 수도, 원에 대한 정리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고등학교 교육과정까지는 [적어도라고 쓴 이유는 제가 고등학생이라 고등학교 교육과정까지밖에 경험을 못해봤기 때문입니다.]


성질과 정리를 '어느 정도는' 구분해서 씁니다.



성질이라고 한다면, '직관적으로 딱 그것의 특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씁니다.'

정리는 그에 비해서 '명확히 그것의 특성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어쨋든 참이라고 밝혀진 명제'들에 대해서 쓰는 편입니다.


즉, 인간의 성질이라고 하면, '심장이 뛴다, 밥을 먹는다, 잠을 잔다, 포유류이다.' 이런 것들을 성질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고,

'인간은 잠을 잔다.'라는 명제는 참이니까 이것 역시 정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굳이 정리라고 이름 붙이지는 않아요'


반면에 '사람이 병원성 세균에 감염되면 질병에 걸리게 된다.' 와 같이 조금 더 세세한 이야기는 정리라고 하는 경향이 있지요.


그런 사례를 들어보자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고 흔히들 알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a,b,c 가 0이 아닌 정수이고, n 이 2 보다 큰 자연수일 때 an + bn = cn 를 만족하는 자연수 a, b, c 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인데, [내용은 중요치 않아요~]

이것은 '정수의 성질'이라고 이름붙이기에는 조금 애매모호한 면이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성질이라고 하기는 '조금은' 그렇습니다.


[물론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같은 것들은 직각삼각형의 성질이라고 해도 어색하게 '느껴지지는 않을것' 같아요.]



왜 이렇게 자꾸 애매모호하게 말하냐하면,


사실상 정리라고 부르던지, 성질이라고 부르던지 딱 나뉘어떨어지는 기준이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앞서서 설명드린 사전적 정의에만 부합한다면 용어를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고,

성질과 정리를 구분해서 설명드린건 어디까지나 '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정에 비추어봤을 때' 이야기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수학에서는 수 개념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이것을 '정리라 부를거니? 성질이라 부를거니?'는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도 합니다.









그럼 법칙과 공식, 정리의 차이점을 알아봅시다.


법칙의 국어 사전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법칙 : "<수학> 연산의 규칙"

그냥 국어적으로는 - '반드시 지켜야할 규범' 이라고 되어 있네요.

또 철학적 과학적으로는 , 모든 사물과 현상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 내재하는 보편적필연적인 불변관계.

이라고 되어 있지요. 과학시간에 아보가드로의 법칙 뭐 이런 이야기들을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법칙은 특히나 이렇게 쓰이는 범위가 많은데,


'연산의 규칙'이란 말은 조금 애매모호하지요.


예를들어 더하기보다 곱셈을 먼저 해야한다는 것 역시 연산의 규칙일텐데

이것을 '곱셈을 먼저하는 법칙'이라고 이름붙이지는 않으니까요.


대체로 '법칙'이 사용되는 내용들을 종합해서 살펴보자면

어떤 내용이 '규칙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법칙이라고 하는 듯 합니다.

특히 어떤 식으로 주어져서,

수학에서는 '연산'을 다룰 수 있도록,

과학에서는 어떤 양들간의 관계를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법칙으로 이름 붙일 수 있겠어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수학에서

덧셈에 대한 연산법칙, 즉 교환법칙 결합법칙과

곱셈에 대한 연산법칙, 교환법칙 결합법칙 등은


'연산의 규칙'이라는 법칙의 뜻에 가장 적합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배우게 되는


'코사인 제 1법칙, 코사인 제 2법칙, 사인법칙' 등등을 봅시다.


<코사인 제 1법칙>


근데 이거를 코사인의 '성질'이라고 이름붙여도 상관없고, 코사인에 대한 '정리'라고 해도 상관 없지요.

여기서의 코사인을 '연산'이라고 보기도 애매하고, 뭐 이상하지요.

그래서 이것을 비추어보면 피타고라스 정리를 직각삼각형 세변간의 법칙이라고 해도 크게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과 학생들은 '삼각함수의 덧셈정리'라고 해서

삼각함수에 대해서 엄청나게 흡사한 것을 '정리'라고 이름붙여서 배우고 있구요.


<사인 함수의 덧셈 정리>



여기서 다시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런 것들은

'어떻게 이름 붙이느냐'의 문제이지

그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즉 국어적으로 봤을 때

의미가 통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용어'에 불과하다는 점 이야기해드리고 싶네요.

물론 조금 더 구분하고 싶다면 칼같이 구분해서 쓸 수도 잇겠지만


이미 그런 구분이 잘 되지 않을 정도로 막 섞여서 쓰이고 있으니

우리는 여태까지 쓰여진 용어들의 활용례를 보면서

대충 감을 잡아 놓고 쓰시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법칙과 공식의 차이점을 다루어 보자면,


법칙도 흔하게 식의 형태로 나타나 있고

공식도 흔하게 어떤 식의 형태로 나타나 있는데


공식의 사전적 정의는 "<수학>계산의 법칙 따위를 문자와 기호로 나타낸 식."

이런 젠장. 이미 법칙이란 말이 공식 안에 들어가 있네요. 


사전적 의미로만 보았을 때는 '규칙 그 자체를 법칙이라 하고, 법칙을 식으로 명문화 한 것이 공식'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교과서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절대 그런식으로 사용되지 않으니까


법칙은 '그것이 확실하게 맞음이 입증되는 어떤 규칙, 주로 식의 형태로 나타남.' 이라고 볼 수 잇겠고,

공식은 '각각의 개념을 활용해서 어떤 값을 구하기 위해 계산 과정을 하나의 식으로 줄여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겠어요.


인수분해 공식, 근의 공식 등등을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것입니다.


방정식의 근을 다른 귀찮은 과정 없이 대입만 할 수 있도록 나타낸 것이 바로 근의 공식이고

인수분해 공식 역시, 전개의 역과정인 인수분해를 곧바로할수있도록 정리해놓은것이 인수분해 공식이죠.

원래는 전개한다음, 동류항끼리 합친 다음, 그런 식으로 전개를 끝마쳐놓고

그 역과정이 인수분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만

그 과정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 중간 과정을 생략하는 것이 바로 공식이라 할 수 있겠어요






이렇게 공식, 법칙, 정의, 성질, 정리 등등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수학적 개념이 있을 때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 이름 붙이는 것을 정의'라고 하고

그 개념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어떠한 특성을 '성질'이라고 하지요.


정리와 법칙은 성질과도 비슷하게 사용될 수 있는데

약간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그것은 활용 예와 국어 사전적 의미를 통해 그 차이를 알아봐야 할 것이구요.)

모두 '확실하게 입증된 것'이란 뜻을 담고 있거나 혹은 '그 자체가 지닌 특성'이란 뜻을 지니게 되니까

세 가지를 혼용해도 누가 뭐라할 사람은 없겠지요.

'그거보단 이게 나을 것 같은데?'라고 권유할 사람은 있겠지만요.


그리고 공식은 국어 사전적으로 보자면 문자와 숫자 형태로 '이미 알려져 있는 법칙'을 나타낸 것을 공식이라고 하지만

위의 코사인 제1법칙을 코사인 제1공식이라고 하지는 않는 것을 미루어 보았을 때

그냥 '빠르게 하려고 축약해놓은 식'을 공식이라고 한다. 라고 정도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런것들은 '이름 붙이는' '언어적'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수학 그 자체의 본질과는 큰 상관이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용어가 맞는지 연연하기 보다는, 각각의 공식, 법칙, 성질, 정리 등등의 '내용이 담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