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30일인데 30일이나 띵까먹어서 죄송합니다 여러분.


학교 근처에서 학원 노트를 나눠주는데 수능이 며칠남았다더라~ 이렇게 써져있어서 감회가 새로워서 한 줄 써봅니다.


혹시 수험생 고3 여러분 중에 힘없이 이것저것 검색하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러니깐 결국은 대학생의 수능 응원글입니다.


저도 지금 잘 살고 있잖아요? 여러분도 잘 살 수 있을 거에요.




내 옛날 얘기

아직 3월이잖아요?

저는 겨울방학동안 수학 선행을 쭉 해서 네 과목 개념을 다 공부하고 3월부터 시험 준비를 하려고 했었어요.


저희학교는 고2때 수학I, 수학II (옛날 교육과정이죠.. ㅋㅋ)을 배우고

고3때 적분과통계, 기하와벡터를 배우는 매우 정직한 학교였죠.


학생들이 수능 공부를 하기 위해서 고2때 수학 네 과목을 모두 배우는 다른 학교들이랑은 조금 달랐지요.


그래서 선행학습을 따로 하지 않았던 저는 방학 때

가물가물해져가는 고2 수학과

하나도 모르는 고3 수학을 동시에 다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거의 성공했으나..

'연립방정식이 뭔가?' 하는 벽에 막혀서 1~2주를 생짜로 날려버려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말았죠.


그래도 1~2월때 하던대로 3월에 더 공부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학교 수업이 없이 자습만 하던 시절과는 달리

학교 수업 듣고, 쉬는 시간 챙겨먹고 하다보니 진도가 나가질 않더라구요.


그래서 결국엔 6월에 수학 내용 공부를 마감을 하고.. ㅋㅋㅋㅋ



당최 3월부터 수능 기출문제들을 풀면서 ebs 교재가 발간되는 대로 풀어내려고 했었는데 모두 어그러져버렸어요.


이러고 있는데 다른 과목 공부를 했겠어요.


특히 과탐은 물I, 화II를 선택하려고 했었는데 (무슨 배짱인진 모르겠습니다만 껄껄)

3학년 1학기 내내 일주일 6단위인가?로 화학 공부를 했지만


수능 공부는 좀 다르더라구요. 수학이랑은 다르게

그리고 물리도 역시 다 가물가물.. 그리고 저희 때가 (과학은) 새로 개정된 교육과정으로 시험보는 첫 해라


상대성이론이니 반도체니

엄청 어려운 이론인데 고등학교 수준으로 소개되어서

도대체 어디까지 알아야하는가.. 라는 의문투성이 공부를 하던 시절이에요.


말이 샜는데.. 아무튼 과학 공부할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그 와중에 저희 학교 어떤 애가 지나가면서 (다른 애한테) 말했던 게 큰 위안이 됐죠.


"과탐은 6월부터 하면 된대~ 뭘 그리 신경써."


저한테 한 말도 아니었지만, 자습하다가 들은 저는 6월부터 과탐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ㅋㅋㅋㅋ


그래서 6월까지 가까스로 수학공부를 끝낸 그 때부터


물리니 화학이니 공부를 시작했는데

수능 전날까지도 모르는 게 있는채로 시험을 봤더랬죠.

수능 일주일 전부터 과탐 수능특강 수능완성을 하루에 한권씩 풀었구요.


6월은 개뿔요. 

혹시 이글을 보는 사람들 중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면 그러시면 안됩니다.


여름 방학의 70%정도는 과탐 공부하느라 날려먹은 것 같아요.

껄껄껄


그리고 또 영어는요?

ebs 교재에 나오는 영어 지문이 이천갠가 천갠가 한다더랬죠.

그걸 하나씩 다 풀고 지문 보고 해석 혼자 해보고 하는데


수학/과학 공부를 너무 지치게 하다보니까 오히려 영어가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꾸준히 했는데..


꾸준히 해도 지문이 안줄어요. ㅋㅋㅋㅋ

이것도 수능 몇 주 전에서야 ebs교재가 다 끝나더라구요.


역시 재수생이 왜 유리한지 알겠더라구요.

걔네는 다 이미 내용공부는 어느정도 한 상태니깐.

(고딩보단 확실히 낫겠죠)




사실 이 와중에

수학은 발명일까 발견일까?? 요런 생각들도 하고 책도 읽고..

+

이 블로그에 강의연재도 하고

+

수시 준비도 하고


이러느라 더 늦어진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아무튼 이러나 저러나 고통의 연속이었죠.


낮에는 공부 하다가도 밤에 집에 오면

앞길이 막막하고

잠은 안오고

비관적인 미래가 떠오르고


그럴 때가 많았죠



지금까지 이어지는 가슴 통증도 그때 시작됐었어요.


물론 2학기가 시작되니 그런 생각도 많이 못하고 홀린듯이 공부만 했지만



아무튼 그랬다구요.

갑자기 힘이 빠져서 글을 더 쓰기가 힘들어졌네요 허허



근데 저도 이렇게 잘 살고 있잖아요?

엄청나게 만족스러운 실력을 갖추거나 결과를 낸건 아니지만


그만큼 수험생활동안 열심히 했고 재밌게 했고

수능공부 못한만큼 다른 쪽의 생각도 많이 해봤고(죽음이 무엇인가 이런생각도 떙기더라구요)

뒤돌아보면 후회되지 않는 생활을 한 것 같아요.


여러분도

남은 기간 동안 하루하루 힘을내서

만족스러운 남은 기간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