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과서에 있는 정제되어 도리어 투박한 것을 외우려는 것이 아닌

짧은 수식에 담긴 수많은 아이디어나 고민의 흔적들을

하나씩 느끼고 최종적으로 (옛 사람들과) 같은 선택을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요새 선택이란 말이 와닿는게,

(특히 문제 풀이와 관련된 수학의 특성상 더 그런 것 같다.)

문제를 풀든, 개념을 만들든 각각의 상황에서 (문제) 해결자나 (개념) 생성자(정립자)는

적게는 여럿에서 많게는 수십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결국에 선택지가 무엇이 있어서 난 어떤 것을 고를 수 있고

각 선택에 따른 나의 미래와 그에 따르는 책임은(즉, 선택의 장단점) 무엇인가 

알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크게 내가 골랐던 방법은 두 가지

1. 내 (학창시절 수학을 공부하면서 느꼈던) 고민을 제시하기

2. 수식(또는 문장)이 이야기하는 추상적인 내용을, 그것이 함의하는 여러 구체적인 사태(예시)를 들어보기

였다.

 

두 가지는 분리되는 방법이 아니니 1번 고민이 2번 내용일때도 있고.. 아닐때도 있고 뭐 어쨌든

 

근데 교실 담론에 대해서 알아가면서(사실은 이미 어렴풋이 인지했지만)

(아마도 요새 수학교육 학문에서 쪼금씩 유행타는 것 같다. 학회 참석하다가 알았으니)

나만 쫑알쫑알 말하는 수업이였다는 생각.

선배로서 내 이야기를 전수해주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고, 사실 학생들의 참여나 자기 의견 밝히기도 많았지만 그래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교실 수업을 어떻게 임하고

나는 거기에서 다뤄지는 지식이나 기능들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가?

학생들은 나의 태도에 대응하여 어떤 태도들을 수업에서 보이고 있는가?

를 직면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의 질문은 학생들의 소극적인 깨달음이나 응답을 이끌되,

그 목적은 내 이야기를 할 디딤판으로만 둔 채로 질문한 것은 아니였는가?

반성할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다시 다른 관점에서 다가가야겠다.

수학이 어렵고 단계별 과목이기에 몇 번 놓친다면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그저 시스템에 대한 비판으로만 넘겼었는데,

생각해보니 공을 못차도 축구할 수 있고, 그림을 못그려도 그림을 그릴 수 있지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대학에서 나는 힘들었지만, 큰 그림이나 아이디어같은 것을 함께 제시하고 확인해가는 수업이였다면 나는 참여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물론 현실적인 측면에서 (too) 이상적이다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생각이 끝이 없는데...

다만 확실히 바꾸고자 하는 것은

학생들을 더 초대해야겠다는 것.

그러려면 내가 받아줄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것(파티 주최자니깐)

그러려면 질문이 질문이 아니고

수업이 수업이 아니지 않도록 하는 (아주 사소한 대화법같은 것일지라도) 방법들을 연구해가야겠다.

 

그래서 이반저반 들어가면서 이런 아이디어를 조금씩 풍기고있다.

풍기면 아이들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조금씩 더 말하려고 하는 것 같기도.

(사실 앉아서 공개적인 자리에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친구들도 있다고 느껴져서, 코로나 시국의 분리된 책상 형태에서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생각해봐야 하는데 어렵다 ㅠ)

 

그러던 중 오늘의 1멈칫.

아이들에게 ~~~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라고 말하고 (아주 잠시) 기다린 후

~~~한 방법이 있어 소개하고 그 방법에서 000을 채워봐! 라고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서

 

~~~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라고 말하고 (조금 더) 기다린 후

아이들의 방법대로 적어가면서 나는 그저 대필가 또는 (지지부진하면) 제시자 혹은 의견 정리자 역할을 해보고 있는데 

여러 사람들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들릴 때 대필가라고 해놓고도 취사 선택해버렸다.

아이들 의견 분분하니깐 나도 모르게 틀린 내용은 안적고 그 중에 내가 듣기에 맞는 답만 두글자 적다가 멈칫.. ㅋㅋㅋ

그래서 황급히 "의견들이 다른 것 같은데 통일해보세요."라고 했다.

 

이런 포인트들이 엄청난 반성포인트들이다.

틀린 생각이나 틀린 이야기를 해도 된다고 하면서 내가 걸러버리는.. ㅠㅠ

 

용두사미스러운 글을 마칠 때가 되었다.

아무튼 이렇게 시도해보고있는데 시간 짱오래걸린다.

거기에서 어떻게 (모의고사나 내신에서 원하는) 평가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까지 다뤄볼 수 있을지는 고민거리이다.

그 중간 어디에서 잘 정착해보자.

 

아그리고 용두사미를 떠나서 맨 처음 했던 이야기와 맞닿는 면을 이야기하며 마무리하자면,

내 고민을 이야기하고 예시들을 제시해서 추상적인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해도

결국에 그게 자기 고민이 아니고, 자기와 관련 없는 예시(주1)라고 생각들면 동기가 없으니 공감의 마음이 안들고, 그러니 이해하려는 마음가짐도 안 드는 것 같다. (물론 알 순 없지만.. 100% 그런 것도 아닐 거고)

 

그래서 내 고민을 자연스럽게 니네 고민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약간의 manipulator 처럼 잘 조작해보아야겠다 핫핫핫

 

주1 : 여기서의 관련 없는 예시는 자기 일상과 관련 없다기 보다는 (일상 예시를 많이 들려고 노력하고 있따.)

이 추상적인 것을 이해하기 위한 단서가 되는 예시라는 생각이 안들때를 이야기한다.

 

아무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