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나누기 위해서 공개된 곳에 게시, 배포한다는 점에서

이 블로그 활동도 일종의 출판 일을 하는 셈입니다.

 

특히 나는 학교 수학을 소재 삼아서 이런저런

내가 학창 시절에 생각했던 이야기들

(역시 학창 시절에) 궁금했던 내용들을 풀고 있기도 하고

 

아니면 나이를 먹고 보이는 것들,

나는 몰랐지만 다른 사람들은 알면 좋을 법해 보이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쓰면 쓸 수록 일종의 불펌하기 딱 좋은 내용들을 우장창 쏟아내고 있는 건 아닌지하는 걱정이 듭니다.

내가 일종의 보물 고블린이 되는 건 아닌가하는..

(보물 고블린이 그냥 여기 저기서 나오는 용어인줄 알았는데 오늘 검색해보니 디아블로3 게임에 나오는 몬스터군요.

가끔 등장하는데 때려잡으면 보물을 주는 그런 귀중한 존재랍디다..)

 

같은 업계에 있는 쓰앵님들이 학생들 지도할 자료를 만드는 데 참고하는 거라면 쌍수환영이지만..

 

왜냐면 결국

스스로 뭔가 알아내고 스스로 탐구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이것을 스펙으로, 업적으로, 능력으로 평가받기도 하는 세상이 도래하는데

 

또 많은 고수들이 그러는 것처럼 (사실 외국에 이런 글 쓰는 괴수들이 더 많으니깐)

대충 자기만 알아듣게 휘갈겨 써놓거나

"호호.. 이 정도만 얘기했으면 어련히 알아들었어야 할텐데.. 아직 수련이 부족한가보죠??"

식으로 쓰지도 않고

내가 가진거 죄다 과한 친절 뿜으며 내뱉는 중인디...

 

제일 걱정스러운 것 두 가지는

첫 번째로 어떤 (굉장히 급박할) 학생이 이 키워드 저 키워드 검색하다가

여기 글 하나를 발견하고

(미처 다 읽어볼 새도 없이) PPT를 만들고 발표해서 자신이 아는 것처럼 포장한다든가..

 

두 번째는 (알아보진 않았지만)

이미 산업화가 진행중일 이 시장에

뭐 '할 거리' 없나 찾아보던 어떤 강사와 어떤 저자의 눈에

보물 고블린 이봇이 붙잡혀서 그에게 잇속을 다 챙겨주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첫 번째가 걱정스러웠는데 쓰다 보니 두 번째가 더 걱정스러워..

왜냐면 

첫째로 산업과 자본주의의 특성상 나처럼 어떤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인간보다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의 동기부여가 훨씬 강할 테이므로 그 확률이 굉장히 높을 것이고

 

둘째로 사람들은 무료인 것보다 유료인 것을 더 믿을만하다고 생각할테니

무료로 풀리는 여기 글보다 유료로 컨설팅해주는 그것을 더 믿음직스러워할테고..

 

셋째로 보물 고블린이 그 사람들을 증오하기 때문이다.

 

그럼 다 내리고 닫아야할까?

교과서에서 암시를 받을 수 있는 내용보다 더한 건 올리지말까?

내 보잘것 없는 것을 디디고 그 다음으로 뛰어갈 사람들을 위해 출판을 지속하는 게 나을까?

 

쓰면서도 고민되는 나날입니다.

글을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있으면 본인의 생각을 나눠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굳밤입니다.

내 몸은 별로 좋지 않지만 즐거운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