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전공과목 없이 두루두루 여러 과목을 공부하는 우리 학생들이 

 

겪어보는 과목들 중에서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과목은 무엇일까요?'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은 무엇일까요?'

 

 

 

 

답을 생각해보면, 둘이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나 붙잡고 저 두 가지 질문을 하면 대개는 이러한 답이 나온답니다.

 

 

'수학이요. 영어요.'

 

좀 더 물어보면 '과학이요'

라고 이야기하죠.

 

그럼 과학을 다 싫어하니?

라고 물어보면

 

'음... 생물이나 이런쪽은 괜찮은것 같은데

막 속력이니 속도니 전기니 하는 물리나오면 머리가 너무 아파요.'

 

 

 

즉, '수학, 영어, 물리' 이 세 가지 과목은

 

학생들에게 어려움과 동시에 기피대상 1호가 되는 과목들이 될 것입니다.

 

저의 생각에 지나지 않지만, 이것이 대다수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실제로도 그렇잖아요?

 

 

 


 

 

그럼 이 것들이 이렇게 기피대상이자, 어려움의 대상 1위 후보들에 쟁쟁하게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정말로 이 과목들이 다른 과목들보다 어려울까요?

 

 

그런데 또 특이한 점 중 하나는

이러한 과목들을 생각해보면

 

'왠지 날 때부터 이거 잘하게 태어난 애들'

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반대로 생각해서

 

한국사를 공부 잘하게 태어난 애들이 있나요?

아니면 공부하다가

 

'아.. 난 정말 한국지리 머리는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요?

없을껄요.

 

 

그런데 왜 유독

 

'난 외국에 안갔다 와봤잖아.. 안될꺼야.

난 수학을 못하잖아.. 안될꺼야...

물리? 그거 천재들만 하는거아냐? 난 그런거 안할래..."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일까요?

 

 

반대로 말하면,

 

수학 잘하는 애

영어 잘하는 애

물리 잘하는 애

 

얘네는 정말로 머리가 그쪽으로 뛰어나서 그렇게 된 걸까요?

천만에 만만에요

 

그럼 과연 이러한 현상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 그것이 바로 잘못된 교육 방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되어도 가장 잘못되었기 때문에, 우리 학생들의 기피대상 1호가 되는 것이겠지요.

 

저 세가지 모두 '어떠한 식으로 받아들이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목이지만

그저 단편적인 지식을 적용시키는 공부만 하고 있으니, 제대로 와닿을리가 결코 없게 되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앞서의

수학 잘하는 애

영어 잘하는 애

물리 잘하는 애

는 머리가 그쪽으로 특화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실 정말로 특화된 애들은 분명 있지만 그 놈들은 상위 0.0001% 정도?]

 

무언가 자라면서 겪은 어떠한 경험들이

수학 또는 물리의 개념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데 일조했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럼 한 번 개개의 과목들을 읊고 넘어가보지요.

 

 

 


 

 

 

영어

 

 

- 문법이 그렇게 중요하니?

관계대명사? 관계부사? it that 강조구문?

to 부정사의 형용사적 용법과 부사적 용법, 명사적 용법?

가정법 과거완료, 과거 현재, would could should might?

분사구문? 수동태?

 

- 영어는 문법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언어입니다.

물론, 언어에는 일정한 큰 틀이 존재하는 데, 문장 속을 어떻게 배열하는 지 그 정해진 규칙을 바로 문법이라고 하고, 어떤 언어든지 문법이란 것은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어를 배울 때 그 외국어의 문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해외 체류자와 같이 그 외국어를 모국어마냥 계속해서 듣지 않는 이상

외국어를 공부할 수 없게 되지요.

 

특히 우리나라처럼 공부할때가 아니면 하루에 영어 쓸일이 5분도 넘지 않는 나라에서는

회화를 통해서 영어를 익힌다?

아주 좋은 방법이지만 실현하기는 힘들겠지요.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은 심각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해서,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인 영어공부를 들어가게 되는데

 

중학교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교 영어 과목 교육 방식은

'6년간 똑같습니다.'

 

주어진 지문을 읽으면서

'여기는 분사구문이지? 아주 중요한 문법적 요소야. 여기가 ing형태로 되어있는데 ed꼴로 바뀌면 수동의 의미가 되니까 ed가 되면 안된다? 자 알아들었지?'

 

라고 하면 학생들은 오오 ed가 되면 안되는구나

하고 동그라미를 치고 형광색으로 반짝반짝하게 닦아 놓지요.

 

이러고 있으니까 영어 성적이 점점 곤두박질칠 수 밖에 없는것입니다.

 

 

영어는 앞서도 말했지만 하나의 언어입니다.

언어를 접하는 데 있어서, 문법적 요소는 읽고 쓰고 말하는 데 지장만 없을 정도로 공부해두면 됩니다.

우리도 한국어를 씀에 있어서 한국어 문법을 다 꿰차고 한국말을 하나요?

절대 아닙니다.

누군가는 '그건 우리 모국어가 한국어기 때문이고, 영어는 모국어가 아니니까 문법이 최고다!'라고 하는데

 

절대 최고가 아니라,

어느 정도 기본이 될 정도로만 공부하면 됩니다.

 

6년간 계속해서 여기는 어떤 어떤 것들이야. 어떻게 바뀌면 안돼. 알겠지?

라고 교육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지요.

 

 

영어 시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번째가 영어 자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 내용적인 측면이 아니라, 영어를 알맞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게 되지요.

두번째가 언어로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가. 영어이기 때문에 내는 문제가 아니라, 영어를 배웠으면 그 것을 통해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가를 물어보지요.

 

하나 더 추가한다면

세번째가 영어에서의 그 한국말로 직역이 안되는 이상한 구조의 글들을 해석해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척도가 되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는 사실상

기본 문법을 정리해 둔 뒤에,

많은 지문들 혹은 많은 상황들을 통해서 영어를 접해보는 수 밖에 없는데

 

사실상 영어를 많이 접해보는 것은 학생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하는 측면이 강하므로

선생님들은 계속해서 영어 문법적인 요소를

그것도 '한자로 된 이해도 할 수 없는 이상한 말들'을 가르치느라 시간을 너무나 허비하고 있다는 겁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성문 영문법'에서나 볼법한 그 한자투성이들이 영어의 본질인줄 알고

거기에 매달리느라 본질적인 공부를 하지 못하게 되고

그 한자들이 뭔지도 모르겠으니 영어를 점점 멀리할 수 밖에요.

 

 

 

 


 

 

 

수학

 

 

 

수학 교육의 문제점은 두 가지 뿐입니다.

 

 

1. 교과 공부의 개연성이 없다는 점.

 

교과 과정의 개연성이 없다니요? 얼마나 체계적으로 꽉꽉 들어차 있는데요.

예 맞습니다. 우리나라의 수학 교육과정은 아주 훌륭하지요.

 

그렇지만 

배우는 학생 입장에서는 개연성이 전혀 없어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교과 과정이 아니라 '교과 공부'에 개연성이 없다는 소리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교과서가 수학적 사실들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교과서가 서술하는 대로

'이건 이러이러하다'

 

음.. 그런가보네

 

'저건 저러저러하다'

 

음.. 맞는 말 같은데?

 

'요건 요러요러하다'

 

으.. 좀 어렵지만 대충 알것 같아.

 

 

이러고 있으니까 말짱 헛거가 됩니다.

여기에 다음에 언급할 두 번째 문제점이 겹치면 수학 공부를 하면서도 수학공부를 안하는 이상한 사태가 벌어지죠.

 

 

스토리가 없는 수학 공부는 잔잔한 호수에 돌맹이를 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돌맹이를 호수에 던지면 파문이 일어나지만

돌맹이는 곧 호수속에 가라앉고 말지요.

 

그 돌맹이를 다시 꺼내서 사용할 수 있을까요?

다시 꺼내서 쓸수 있느냐가 수학 시험에서의 관건이 되는데

그렇게 배운적이 없으니 그럴 턱이 없지요.

 

여기서 말하는 스토리란 것은

수학 공부를 할 때 이 수학적 개념은 어디에 사용될지,

왜 만들어 졌을지, 여기에 담긴 수학적인 의미는 무엇일지

 

이런 것들이 배제된 채

그저 정확한 사실만 몇 줄에 '개념 설명이랍시고' 나와 있어선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전반적인 내용들을 모두 다루면서

각 단원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어야 하지요.

 

 

 

2. 공식만 외우면 땡인줄 안다.

 

우리나라 교육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일본이 지금까지 이렇게 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한자를 너무 좋아하고 식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요소들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을 딸딸딸 외우는 것'이 공부일리는 없겠지요.

 

과학공부에서 흔히들 나오는 '보일의 법칙'의 이름을 아는 게 중요한지,

실제로 압력을 가하면 기체의 부피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아는 게 중요한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겠지요.

 

앞서도 말했듯 영어에서도 글을 읽고 글의 내용을 파악하는 게 아니라

글에 담긴 문법적 요소들의 이름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으니

말짱 헛 수고를 하고 있고요.

 

수학에서도 역시 '개념 설명이랍시고' 몇 줄 안되는 설명을 읽으면서

학생들은 '으음.. 그렇기도 하겠네?'라고 하면서 설명을 읽다가

짜잔! 하고 네모 박스쳐논 것을 보게 됩니다.

 

공식! 이 등장한 것이지요.

 

그럼 그 공식을 달달 외워서 다음 기본문제를 풀어냅니다.

대입만 하면 되니 얼마나 쉬워요? 그러니까 기본문제라고 하겠지요.

 

근데 좀만 심화된 문제를 접하면

우리 학생들 가슴 무너져 내리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1번에서 말한 '개념 설명이랍시고' 되어 있는 설명은

'으음.. 그렇기도 하겠네?'일 뿐이지. 학생들이 '오오 그렇구나. 이래이래서 저러저러하구나!'

라고 직접 이야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설명이 절대 아니지요.

 

게다가 그렇게 '으음 그렇기도 하겠네? 으음 저 6줄에서 그렇다고 했으니까 이 공식이 맞는거지. 그렇지 뭐.

여기는 뭐가 들어갈 자리구. 여기는 뭐가들어갈 자리니까.. 옳지 여기에 이렇게 대입해서 풀면 되겠다.'

 

라고 생각하는 학생에게 미래가 있을 것 같아요?

 

공식이란 것은 거기에 관련된 수학적 개념이 한 줄로 집약되어 있을 뿐이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공식의 생김새가 아니라

거기에 담겨진 수학적 생각들입니다.

 

그 것을 배워야 하는데

사실상 한정되어있는 수학시간에 그것들을 몽땅 배우기는 쉽지 않지요.

그러니까 다들 문제집을 사서 으악 풀어제끼자! 하면서

못풀겠으면 뒤의 답지를 보면서 배우는 거구요.

답지가 선생님이 되어선 안되겠지요.

 

 

그래서 제가 항상 하는 생각이

교과서 자체가 자습서가 되어야만 한다. 라는 생각이지요.

교과서가 그렇게 짧은 한, 그 것을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수학 선생님이 계시다면 학생의 수학 성적은 올라갈 것이고,

 

어쩌다가 선생님을 잘못 만나서

'설명좀 더하라고 짧게 나온 교과서'를 '그대로 읊기만 하는' 선생님을 만나면

'교과서에 나온 그 짧은 설명'을 '으음 그렇구나' 정도로만 생각하는 불쌍한 학생이 되고 마는거죠.

 

 

그래서 제가 이렇게 수학 강의를 써제끼고 있는겁니다.

후일 기회가 찾아온다면 만국 백성들이 수학 공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뭐 그 외에도 논평에 몇번 쓰긴 했지만

고교 과정을 상회하는지라 고등학생들한텐 안가르쳐서 고등학생들은 모르고 그냥 암기만해야되니까 그러기도 하지요.

 

 

 

 


 

 

 

물리

 

 

 

수학이 수학적 사실들을 그저 나열하기만 하기 때문에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라고 했다면

물리는 한 술 더 뜹니다.

 

수학이 고교과정을 상회하는 지라 고등학생들한텐 제대로 안가르쳐서 고등학생들은 암기해야 되니까 그러기도 한다면

물리는 한 술 더 뜹니다.

 

 

수학은 교과서가 짧더라도 '으음 그렇구나' 정도는 할 수 있는데

물리는 교과서에 정말이지 필요한 내용들이 없으면 '이게 뭐야 대체????'

 

라고 이야기할수밖에 없어요..

 

 

물리교육을 전공한 많은 선생님들과 연구진, 그리고 여러 교수님들이 합작해서 열심히 쓴 교과서들이겠지만

솔직히 학생 입장에서 볼 때는 너무나 아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아쉬우면 다게요? 아쉽다는 '모른다'란 말로 직결되니까

당최 이건 뭐 어떻게 하라는 건지 감이 안잡히게 됩니다.

 

 

즉, 물리 역시도 수학과 마찬가지로

'그것을 풀어서 설명해야만 하는데'

 

수학이야 뭐 논리만 맞아떨어지면 납득이 가니까 상관 없는데

물리는 그 논리가 왜 맞아떨어지는 지 당최 설명을 안해주니까

수학은 그 논리라도 알 수 있겠는데

물리는 그 논리가 뭔지도 몰라요.

 

이게 말이됩니까

 

 

그러니까 학생들이 앞다투어 물리 인강을 신청하고

학원을 다니고 

그리고 잘 안된다 싶으면 쟤는 물리 잘하게 태어났나봐.. 이러고 있는 거죠.

 

물리 교육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깨닫고 혁신을 할 필요성이

아주 크게 존재합니다.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은 '애들이 싫어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을테니까요.

배우는 애들이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하는데 그게 정상적인 교육은 아니겠지요.

 

물리 역시도

 

그것들을 상회하면서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선생님의 존재'

교과서 내용을 얼마나 아이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수학보다도 더 중요해지는데,

 

그렇게 선생님들의 능력에만 의존할 수 없으니

이 역시 교과서가 크게 탈바꿈해야 될 것이라고 믿겨집니다.

 

저는 근데 물리 교과서 탈바꿈에는 역량이 많이 부족한 듯 해서,

혹시 이 글을 보고 그렇게 느끼시는 분이 있었으면 하네요.

 

 

 


 

 

 

 

공부에 지쳐서 공부를 안하고 다른 것을 할 때면

부모님들은 대개 이렇게들 말하시죠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근데 학교 교육에서

 

'시키라는 공부는 안시키고!'

 

무언가 그 개념을 배우고 받아들이는 공부가 아니라

꾸역꾸역 집어넣는 공부를 시키고 있으니까

 

정말이지

 

'시키라는 공부는 안시키고!'가 될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되네요.

 

 

너무도 과감하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이런얘기 저런얘기 다 꺼내봤는데

 

혹시 다른 의견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 달아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