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의 제곱근
제곱근 4
4의 양의 제곱근 을 구분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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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게 도대체;;'
-중3때 처음 배울 때 생각.

'말장난으로 애들을 희롱하는 것 아닌가?'
-나중에 지나서 들었던 생각

'참 비효율적이다.'
-지금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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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곱근이 뒤에 있으면 답이 2개고
제곱근이 앞에 있으면 답이 1개야.
- 중2때 대학생 멘토링 수업에서 들었던 기적의 학습법

4의 제곱근은 제곱해서 4가 될 수 있는 숫자이기 때문에 2와 -2가 모두 가능하지만, 제곱근은 영어로 바꾸면 root이다. 그런데 root는 루트 기호(근호)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므로 제곱근 4는 루트 4이다. 이때 루트 4는 양수일 것으로 약속한다. 그러므로 제곱근 4는 오직 2만 인정할 수 있다.
- 중3때 학교 수업때 들었던 합리적인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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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상 근호 그 자체, 혹은 근호가 있는 수 표현을 읽을때 사람들이 근호를 두고 제곱근이라고 읽는 경우는 없다. 보통은 '루트 4'와 같은 식으로 근호를 '루트'로 읽을 것이다. 반대로 'ㅁ의 제곱근'을 지칭할때 '제곱근' 대신에 '루트'를 사용하여 'ㅁ의 루트'라고 읽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럼 '루트 4', '4의 제곱근' 이렇게 나누어서 이야기하면 안되나? 사실 애초에 보통 사람들이 이렇게 의사소통하고 있다. 그런데 왜 굳이 제곱근 4라는 표현을 고집해야 할까? 국어 사랑이 과도한 것 같다.

외국에서는 이런 골때리는 학습이 일어나는지 보고싶어서 어떻게 읽고 의사소통하는지 찾아보았다.

그런데 '제곱근 4'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이 없는 것 같다. 보통은 대부분 '4의 제곱근'에 해당하는 'square root of four'라는 표현만을 사용하는 것 같다. 대학 수업에서 교수님이 'radical four'라고 읽었던 기억이 나서 그렇게 구글링해봤는데 'radical four'가 'square root of four'로 연동되어 검색되긴 하는데 실상 'radical four'라는 표현을 쓴 문서가 거의 없다. 잘 쓰이지 않는 용어 표현인 것 같다.

오히려 'radical'이란 단어는 근호 그 자체를 뜻하는가 보더라. 그러니까 한국인들이 말하는 '루트 4'라는 뜻에 'radical four'라는 표현이 정확히 들어맞는 것 같다. 교수님이 한국분이시니 아마 그런 표현에 익숙했던 것이 아니실지. (물론 난 외국생활을 한번도 안해봤으니 알길이없다.)

대신에 (내가 알아본 바로는) 외국에선 'square root of four'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는데
양의 제곱근을 강조하고 싶을 경우 'principal square root of four'라고 써주고, 보통의 경우에 principal이 생략되기도 하여 'square root of four'라 하면 2만을 뜻하기도 하고, 2 와 -2를 모두 뜻하기도 하는 것 같다.

아무튼 돌아와보면
외국에서는 '제곱근 4'라는 표현이 거의 잘 쓰이지 않는 것 같고
그러므로 4의 제곱근과 제곱근 4를 구분하라는 이상한 문제는 등장하지 않는듯 하다.

여담으로 '제곱근 4'라는 표현은 없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제곱근 4'라는 표현 대신에 '루트 4'가 더 많이 쓰이니, 이 말은 곧 '루트 4'라는 표현이 별로인 것 같다는 말과 같다.
'4의 양의 제곱근'과 '루트 4'는 동일한 의미이지만 언어가 주는 이미지는 극히 다른 것 같다.
'4의 양의 제곱근'은 제곱해서 4가 되는 수 중 양수를 뜻하며 나는 이것이 수학 선생님들이 학생이 떠올리기를 원하는 이미지라고 믿는다.
그러나 '루트 4'는 제곱근의 이미지보다는 루트 기호 안에 숫자 4가 써있는 시각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기호가 갖는 본 의미는 생략된채 기호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지 않나 싶다.

나는 학생들이 제곱근을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로 근호의 의미를 모른 채 전혀 새로운 대상으로 파악하게 되는 것을 들고 싶다. 예컨대 '루트 3'을 학생들이 접할 경우 '루트 3'을 두고 '1과 2 사이의 어떤 숫자'라는 구체적인 느낌 대신 전혀 새로운 대상으로 느껴 엄청난 거리감이 들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외국의 경우 (principal) square root of four라는 표현을 우리나라의 '4의 제곱근'과 '제곱근 4' 두 가지 뜻에 해당하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어느 쪽을 표현하고자 해도 말을 하는 이가 본 의미를 되새김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물론 외국인들이 실제로 어떤 이미지를 갖는지는 모른채 뇌내망상을 저지르고 말았다.)
우리 역시 '루트 4'라고 말하면서 이것이 제곱근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계속해서 상기할 수 있다면 더 좋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추가.
square root of four 라는 표현이 2도 되고 2와 -2도 된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square roots of four 라고 하는 것이 원래 맞는 표현이고
square root of four라고 하면 당연히 the principal square root of four가 되지 않나 싶다.
제곱근, 세제곱근 등은 애초에 2개 이상이므로 roots와 root로 나누어 표현하면 혼동의 의미도 없는 것 같은데,

여기에서 차용한다면

'4의 제곱근들'과 '4의 제곱근' 이란 두 표현만을 남기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그림 1>




<그림 2>


<그림 3>